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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16 08:33
조선십승지(朝鮮十勝地) 우복동(牛腹洞) 화북
 글쓴이 : 상주문화원
조회 : 5,881  
조선십승지(朝鮮十勝地) 우복동(牛腹洞) 화북
 상주시 화북면

 상주시내에서 서북쪽으로 40여 km 지점에 뛰어난 명승(名勝)을 자랑하는 촌락(村落)이 있으니, 우리는 십승지(十勝地) 우복(牛腹) 고을 청정 화북면이라 한다.
팔봉(八峰), 팔대(八臺), 팔문(八門)을 자랑하는 백두대간의 상주 속리산(俗離山, 1058m) 동편 자락으로 충북의 괴산․보은군과 접경을 이룬다.
속리산은 백두대간의 허리에 해당되는 곳으로 예부터 선비들도 이 산을 보는 눈이 예사롭지가 않아서 “속리산은 기이하고 험준함이 금강산에 미치지 못하고, 웅장하고 심원함은 지리산에 미치지 못하지만, 왜 특별히 명산으로 일컬어지고 있는가? 이는 “한강 이남의 모든 산이 이 산을 종마루(朝宗)로 하기 때문이라고 유속리산기(遊俗離山記)는 적고 있는데, 명산(名山)이 있는 곳에 명촌(名村)은 필연적이다.

조선조 임진왜란과 정묘․병자호란을 겪으면서 민초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회자된 곳이 난리가 났을 때 목숨을 보전하고, 양식 걱정이 없는 곳을 찾은 것이 뛰어난 땅, 바로 십승지이다. 나라가 백성을 전혀 보호해주지 못하고 내버려 둔 상태에서는 민초들 스스로가 각자도생하는 길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중국에서도 이러한 곳을  동천(洞天)·복지(福地)라고 불렀다. 10대 동천, 36소동천, 72복지가 거론되는데, 이들은 중국의 명산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조선에서는 이를 승지(勝地)라 불렀는데, 그 개념의 정착은 조선 중기이다. 십승지는 무릉도원으로 대표되는 동양의 전설적 이상향이다.
정감록의 감결에 20여 개의 지명이 나오고, 남사고의 산수십승보길지지(山水十勝保吉之地)에는 28개의 승지가 나온다. 이를 체계화한 사람은 격암(格庵) 남사고(南師古)로 알려지고 있는데, 상주의 화북이 바로 이러한 곳이다.
정감록 감결(鑑訣)에 「報恩 俗離山 四甑項延地니 當亂藏身하면 萬無一像이니라」와, 또 「先入者還中入者生後入者死」라고도 적고 있다.

십승지 중 하나가 보은 속리산 아래 증항(甑項) 근처에 있다는 것이다. 증항의 정확한 위치는 현재 학계에서도 합의되지 않고 있으나, 현재 보은과 상주에 걸친 속리산 자락에 시루봉은 네 곳에 있다. 그러나 이름 그대로 속리산은 속세(俗世)를 떠나는 곳이니, 그 아래 골골은 하나같이 힐링(Healing) 처(處)이다.
승지로 꼽히는 이른바 우복동(牛腹洞)으로 들어가는 입구 시루봉 맞은편 도장산 자락 아래 비스듬히 누운 큰 바위엔 동천(洞天)이라는 새김 글이 아주 힘차게 갈겨져있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로 시작하는 시조를 읊은 봉래(蓬萊) 양사언(楊士彦)의 행서체라고도 하고, 도장산 심원사 수도승 개운 화상의 글씨라고도 한다. 누군가가 이곳이 십승지임을 만천하에 밝히고 싶어 만든 암각서임에 틀림없다. 동천은 산천 경관이 좋은 곳으로 도가에서 신선이 산다는 별천지로서 대를 이어 살만한 새 땅을 의미한다.

동천은 가지산의 옥류(玉流)․영축산의 자장(慈藏), 구만산의 구만(九萬), 서울의 백석(白石), 마니산의 함허(涵虛), 두타산의 두타(頭陀) 동천, 그리고 청하(靑霞), 청계(靑溪), 수락(水落), 화개(花開).... 동천 등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곳에 있다.
간이집(簡易集: 최립(崔笠)의 시문집)의 징영당십영서(澄映堂十詠序)에는 「世豈有覩所謂神仙者。而意其居之可樂。極言以狀之。則洲島煙霞之縹緲。洞天宮室之玲瓏。蓋令人嗟羨 (이 세상에서 이른바 신선(神仙)이라고 하는 자(者)를 본 사람이 누가 있기야 하겠는가. 그러나 신선이 사는 곳이야말로 그지없이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곳의 정경을 극구 묘사하곤 하는데, 가령 안개와 노을에 잠겨 아스라이 떠 있는 바닷속의 삼신산(三神山)이라든가 궁실이 영롱(玲瓏) 하게 솟아 있는 땅 위의 각종 동천(洞天)에 대한 기록을 접하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탄식하면서 부러워하지 않을 수가 없다.)」라고 적고 있다.

조선 중기의 실학자 이중환은 우복동천을 밝고 깨끗한 복지의 땅으로 청화산내의 선유동과 용유동은 소의 깊숙한 내장처럼 우복동이라 불리는 승지라 칭송하였고, 스스로를 ‘청화산인’ 이라 했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우복동가(牛腹洞歌)에는 ‘속리산 동편에 항아리 같은 산이 있어 예전부터 그 속에 우복동이 있다고 한다네, 산봉우리 시냇물이 천 겹 백 겹 둘러싸서 여민 옷섶 겹친 주름 터진 곳이 없고, 기름진 땅 솟는 샘물 농사짓기 알맞아서 백 년 가도 늙지 않는 장수의 고장이라네.’라고 전한다.

견훤산성의 성벽에 올라 남(南)으로 내려다보면 과연 어디로 나아가면 외부로 통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방이 첩첩산중의 분지이다. 그 한가운데 사람이 살만한 곳이 있으니 우리는 화북을 우복동이라 한다. 또한 상주는 집중호우나 태풍의 피해가 적은 지역으로, 이러한 재난(災難)이 타 지역으로 지나가면 대부분 상주인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상주는 우복동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로 보면 현세에는 아마도 상주시 전역이 우복동(승지)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복동 상주 화북의 천왕봉은 한강·금강·낙동강의 시점으로 삼파수(三派水) 꼭지점이며, 그 아래 장각계곡의 끝자락을 마감한 장각폭포와 그 위의 금란정, 상오리 칠층 석탑, 상오노송 숲 아래 맥문동, 용유계곡, 견훤산성, 시비공원, 옥량·오송폭포, 백악·청화·도장·승무산, 보굴암과 석문·성불·원적·심원사, 용화온천, 오미자, 송이버섯 등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곳에 사계절 볼거리가 참으로 많은 곳이다.
이곳은 옛 십승지 우복동에 걸맞게 근년에는 맑은 공기와 맑은 물을 찾아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대도시 은퇴자들로 늘 북적인다.

글쓴이 : 김광희[문화관광해설사]

이쁜할멈 23-11-17 18:39